조윤희 대한민국교원조합 대표/ 부산 금성고 교사.조윤희 대한민국교원조합 대표/ 부산 금성고 교사.

[교육플러스] 연일 학교 폭력문제가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서 수업 중 흉기로 교사를 찌른 고교생이 있었고, 그 학생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된 사건이 있었다. 그 학생은 교사가 수업시간에 잠을 잔다고 지적하자 학교 밖으로 나가 인근 생활용품 매장에서 흉기를 훔쳐 범행을 저질렀으며, 자신의 범행을 말리는 동급생 2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손을 다치게 했다.

앞서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이하 학폭)’ 사안에서 가해 학생은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전학 온 이 학생은 등교 첫날부터 다른 동료 학생들에게 폭행을, 교사에게는 욕설을 퍼부었으며, 학급에서 키우던 햄스터를 익사시켰다. 교장에게도 칼로 찌르겠다고 협박했고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마저도 고소했다.

이 학생에게는 출석정지 14일, 특별교육 33일의 처분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 학생은 곧 여름방학을 맞을 것이고, 2학기에 다시 등교를 하게 되면 또 피해를 당했던 학생이나 지도를 맡았던 교사,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위협적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 뻔하다.

학교 현장에는 지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이상심리로 의심되는 소견을 가진 폭력적 학생들이 너무 많음에도 정해진 매뉴얼이 없거나 또는 지나치게 경직된 절차에 가로막혀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학생과 교사들이 넘쳐나는 실정이다.

물론 학폭문제에는 고려해야할 문제들이 매우 복잡하고 간단하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고려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학폭 사안 처리의 절차상 맹점은 다음과 같다.


1. ‘신고의무자’로 확정되는데 따른 부담


과거엔 피해자나 피해자의 보호자가 희망해야만 신고가 접수되었으나 이젠 교사가 약간이라도 의심이 되면 신고를 접수해야 한다.

‘신고의무자’라는 심적 부담에 의해 ‘신고의무’는 신고를 하지 않음에 따라 발생할지 모를 문제에 대한 책임성으로 연결된다.

만약 피해자나 그 보호자가 희망하지 않아도 교사는 매뉴얼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학폭을 진행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심각한’ 사안도 아닌데 왜 학폭으로 몰고 가느냐는 학부모의 항의를 받아야 하며, 그로 인해 갈등 국면에 봉착하기도 한다.

현재는 학폭법이 너무 경직됨에 따라 매뉴얼대로만 따랐을 때 발생 가능한 문제가 있는 만큼, 피해자가 학교폭력위원회의 종결을 원할 경우 '피해 측 종결희망'을 사유로 즉시 학교장 종결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교사 재량에 대한 권한 부여 및 학교장의 결정권을 인정할 것을 제안한다.

학교폭력예방에 관한 법률 13조의 2(학교의 장의 자체해결)에 내용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사 재량에 대한 정당성 확보를 위해 해당 학생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교사 2인 이상의 교차의견을 근거로 신고유무를 확정지을 것을 요청한다.


2. ‘분리’ 문제


신고가 접수되면 피해학생에게 가해학생과 분리되고 싶은지 질문하게 된다. 분리는 최대 3일간이며, 희망할 경우 피해 및 가해학생을 모든 동선상에서 분리해야 한다.

교실, 특별실, 급식실, 복도, 화장실. 그러나 완벽한 분리란 사실상 인력이 부족해서 불가능하다. 교내의 분리가 억지로 이루어진다 해도 학교 밖에서 일어난 피해조차 학폭사건으로 학교가 조사를 맡아야 하며 학교 밖에서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학교 책임이 될 가능성이 산재해 있다.

따라서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를 '학교 내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 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등으로 변경해야 한다.

또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사안에 대해서는 일반 법률로 피해 학생이 보호받도록 법률적인 보완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특히 보호자에게서 제대로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고려는 반드시 있어야 함).

아울러 학교의 책임은 과도한데 권한이 없으므로 학교폭력의 범위를 좁히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예: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2조 1항의 학폭에 관한 정의를 변경).


3. 획일적 조사기간 설정 문제


현재는 교육지원청으로 신고 접수 후 14일간 사안조사를 해서 학교장이 종결하거나 교육청 심의위원회 안건 상정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

그러나 14일이란 시간은 결코 길지 않으며, 출장, 연수, 수업준비는 물론 조사해야 할 학생이 결석하기도 하는 등 학교 측의 문제와 아울러 학부모위원을 반드시 참여시켜야 하는 학교폭력 전담기구의 외부적 문제도 있을 수 있다.

학부모들 역시도 직장이 있어서 14일의 시간도 부족할 수 있으므로 혹시 길어질 경우 학교장 내부결재로 7일이 연장 가능하다지만 시간을 획일적으로 확정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안에 따라 신속함이 관건인 경우도 있으나 기간을 설정하는 것은 사안이 특성과 경중을 고려한 선택이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4. 폭력 가해 학생의 분류기준 미비로 인한 문제


학폭전담기구에서 사안을 회의하고 학교장에 따라 종결이 된 후 애초의 목적대로라면 가해 학생이 어느 정도 선도가 되어야 하나 반복적으로 학폭회의가 열려도 실제 큰 피해가 없어서 큰 조치나 처벌 없이 끝나는 경우, 아이들이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치명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종결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 먼저 사과하고 화해를 하여, 사과의 뜻이 전달돼 학교장 종결이 되거나 또는 교육청으로 가서 서면사과와 같은 단순조치를 받으면 상습적이고 문제가 심각한 학생에게는 효과가 없고, 사소한 다툼으로 학폭에 연루된 학생은 중죄를 지은 듯 매우 위축된다.

처벌이 약하여 교육적인 효과가 없으나 과정은 과도하여 경미한 사건에 놓인 학생들은 지나친 죄책감을 느끼고 진짜 문제가 되는 학생들에게는 먹혀들지도 않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따라서 조치사항 중 특별기관(이를테면 소년원 등)에서 교육 이수를 받는 사항 등 추가, 조치를 받은 사항 등을 생기부에 기재하고 지우지 않는 등 처벌 수위를 높여서 가해자가 실질적으로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예방에 관한 법률 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에 내용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학폭 사안을 처리함에서 단계별로 비현실적이거나 행정적 업무로만 남겨질 뿐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는 부분들을 살펴본다면 학교폭력 사안은 일이 벌어진 후 상담을 누가 할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절차상 개선해야할 문제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이런 학폭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교사의 교권이 실종되는 것 역시 자명할 것이다.

따라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등에서 다루고 있는 사안들이 오히려 학교 현장을 원론과 원칙에 묶어버리거나 법적 거름망에 걸려 적극적이고 전향적 대응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교사의 안전과 교권 바로세우기가 동시에 고려되는 학교폭력문제로 다루어져야 하므로 위법성 조각 사유를 확보할 사안은 조각시켜주는 게 필요해 보인다.